러시아에서 처음에는 이름과 애칭만 있다가 14C에 姓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상류층에서는 16C에 왕자, 보야르, 귀족 등의 姓씨를 받았으며, 농민층에서는 19C 말에야 거주지, 출생 또는 소유지 이름에서 차용한 공식적인 姓을 내려받는다.
1. 범 슬라브권 姓씨의 作明法
1) 동 슬라브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등의 동슬라브어권에서는 많은 이름이이름 + 부칭 + 성으로 구성되는데 성의 경우 같은 집안이라도 성씨가 남성형과 여성형이 다르다. 성의 뒷부분(어미)를 보면 민족뿐만 아니라 대개 성별도 알 수 있다. 예) 보통 남성형은 -ㅗ프(-ov), -ㅔ프(-ev), -인(-in)으로 끝나는 성이 많고 여성형은 여기에 a를 붙여 -ㅗ바(-ova), -ㅔ바(-eva), -ㅣ나(-ina)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 성씨는 성별 구분이 없는 경우도 있다.부칭은(아버지 이름)의 아들/딸이라는 뜻이다. 동슬라브어권에서는 남성형은 -ㅗ/ㅖ비치(-o/evich), 여성형은 -ㅗ/ㅖ브나(-o/evna)의 형태가 기본이다. 예) 제정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녀로 유명한 아나스타시야 공주는 니콜라이 2세의 딸이다. 따라서 그의 풀네임은 아나스타시야(본인이름)니콜라예브나(Nikolay→Nikolaevna)로마노바(Romanov→Romanova)가 된다. 한편 아나스타시야의 남동생인 알렉세이 황태자는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이므로 풀네임이 알렉세이(이름) 니콜라예비치(Nikolay→Nikolaevich) 로마노프이다.
2) 서 슬라브
폴란드 등의 서슬라브어권에서는 성씨 뒤에-ский / -ski(-스키)가 붙는 경우가 많은데, 앞서 언급한 -오프와 -예프처럼 '~들의', '~의'의 형용사 형태였던 것이 성씨로 정착한 경우이다. 역사적으로 폴란드인들이 러시아로 많이 건너가 폴란드계 러시아인이 되었기에 러시아인 중에서도 ~스키 식의 성씨를 많이 볼 수 있지만, 본래 러시아어식 작명법은 아니다. 여성형의 경우에는 러시아어와 폴란드어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러시아어권에서는 -스카야(-ская), 폴란드어권에서는 -스카(-ska) 형태가 사용된다. 폴란드의 지배를 받은 바 있었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폴란드와 같은 서게르만계 국가인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도 -스키 형태의 성이 많이 보인다.3) 남 슬라브세르보크로아트어등 남슬라브어권에서는 -비치(-вић / -vić / -вич / -віч) 형태로 끝나는 성씨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YY라는 사람이 동명이인과의 구별을 위해 'XX의 아들인 YY'로 불리다가 'XX의 아들인' 부분이 성씨로 정착한, 일종의 부계성이다. 여성형은 따로 없어서 여성도 이 성씨를 가지면 '-비치'라고 불리게 된다.
2. 범 슬라브어권 姓씨의 類型러시아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성은 보통 -오프(-ов), -예프(-ев), -인(-ин·ы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오프와 -예프는 '~들의', -인은 '~의'를 나타내는 소유접미사이다.
① -오프(-ов)계열
《죄와 벌》의 라스콜니코프(Раскольник'ов'), 소련 외무장관 몰로토프(Молот'ов'), AK-47의 아버지 칼라시니코프(Калашник'ов')
② -예프(-ев)계열
킥복싱 선수 카라예프(Кара'ев'), 메드베데프(Медвед'ев'), 브레즈네프(Брежн'ев'),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 나자르바예프(Назарба'ев'),
③ -인(-ин·ын)계열
-인 계열은 가가린(Гагар'ин'), 푸틴(Пут'ин'), 스탈린(Стал'ин') 등
이런 식의 작명법은 러시아 제국 및 소련 시절의 영향으로 본래 성씨가 없던 중앙아시아에도 전해져서 민족/혈통적으로 러시아인이 아닌 중앙아시아 사람에게도 자신들의 이름을 토대로 러시아식 성씨를 만들기도 하는데, 앞서 언급한 '나자르바예프'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성씨이다.
3. 범 슬라브어권 姓씨의 분포 및 특징
러시아에도 꽤 많은 성씨가 존재한다. 그 중 스미르노프(Смирнов, 온순한·Смирный)가 전체 성씨의 비율로 볼때 1.6100% 정도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키릴문자 중에서 К와 Б로 시작하는 성씨가 많이 있다.
① 직업에서 파생된 성
쿠즈네초프(Кузнецов<대장장이), 리바코프(Рыбаков<어부), 플로트니코프(Плотников<목수), 멜리니코프(Мельников<제분업자) 정도가 있을 뿐이다.
② 야생동물 이름에서 파생된 성
메드베데프(Медведев<곰), 볼코프(Волков<늑대), 소볼레프(Соболев<흑담비) 등이 있고 가축 이름에서 파생된 성으로는 코즐로프(Козлов<염소), 바라노프(Баранов<양), 비코프(Быков<황소) 등이 있다. 코토프(Котов<고양이)라는 성은 아주 흔한 반면, 소바킨(Собакин<개)이라는 성은 거의 볼 수 없다.
③ 조류와 관련된 성
소콜로프(Соколов<매), 골루베프(Голубев<비둘기), 보로비예프(Воробьев<참새), 오를로프(Орлов<독수리), 소로킨(Сорокин<까치), 주라블레프(Журавлев<학), 페투호프(Петухов<수탉), 드로즈도프(Дроздов<지빠귀) 등.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해설가 두 사람의 성은 가금류와 연관이 있다. 1채널에서는 빅토르 구세프(В. Гусев<거위)가, NTV에서는 바실리 우트킨(В. Уткин<오리)이 축구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④ 정치인, 작가들 같은 공인들은 좀 더 눈에 띠는 성으로 개명
혁명전 이미 자신의 일부 논문에 '레닌'이라는 이름으로 서명을 하곤 한 블라디미르 울리야노프는 블라디미르 레닌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일설에 따르면, 시베리아의 레나 강에서 따왔다고 한다). 한편 레닌의 볼셰비키 당 전우들은 확고함과 힘을 의미하는 가명을 많이 썼다. 이오시프 주가시빌리는 스탈린(Сталин<강철), 레프 로젠펠트는 카메네프(Каменев<돌), 뱌체슬라프 스크랴빈은 몰로토프(Молотов<망치)로 개명했다. 그런데 프롤레타리아 계급 출신의 작가 알렉세이 페시코프는 성과 이름을 모두 바꿨다. 그의 소설책 표지에는 막심 고리키(Максим Горький)라는 이름이 씌여 있었다('몹시 비참하다(максимально горький)'라는 뜻).
⑤ 지명의 형용사 형태와 결합된 형태로 사용하는 성씨
대표적으로 림스키코르사코프(Римский-Корсаков)가 있다.
러시아내 가장 흔한 10개의 성씨
소비에트 연방시절에는 정교회 주도의 종교혼을 폐지하면서 부(夫)계성을 따라야 하는 관습을 부(夫) 또는 부(婦)의 합의로 도출된 혼인성婚姻姓을 창설하여 신분등록청에 등기하도록 하였었다. 1917년 10월 혁명 이후 논의된 사항으로 공산주의 국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4. 부록: 무너지는 高麗人 血統
러시아 알파벳에는 어, 여, 외, 왜, 애, 얘, ‘ㅇ’받침 등 모음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글자가 없다. 때문에 망명한인들의 성을 그들의 신분증명서에 러시아어로 적어넣을 때 발음상 왜곡된 별의별 성이 다 생겼다.예) 강씨는 姜(진주), 康(신천), 彊(진주), 强(충주)씨 등 발음은 같으나 각각 다른 성들이지만 러시아문자로는 모두 ‘깐’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니 한문을 모르고 본을 모르는 현대 고려인들은 ‘깐’씨는 다 동성, 종친으로 알고 있다. 魯(노)씨, 路(노)씨도 역시 둘다 ‘노가이’로 표기되어 있다.車씨, 千씨, 蔡씨, 崔씨의 러시아식 표기가 아주 흥미있다. 車, 蔡, 崔는 ‘짜’, ‘짜이’, ‘츠하이’, ‘초이’, ‘쪼이’등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세가지 성이 정확히 구별되지 않는다. 太씨는 ‘트하이’, 許씨는 ‘헤가이’, 洪씨는 ‘혼’, 黃씨는 ‘환’으로 각각 표기되어 있다.어떤 망명 한인들은 러시아성으로 바꾼 사람들도 있다. 그런 성이 치꼬바니, 뚜루힌, 쎄레브랴꼬브 등이다. 자그배(혼혈아)들중 많은 사람들은 어머니가 타민족인데도 어머니의 성을 가지기도 했다.비교적 정확하게 표기된 성은 金, 安, 尹, 馬(마가이)등 불과 몇 개 안된다.한국 사람들은 동성동본, 종친을 정확히 구별할 줄 알지만 구소련에서는 그렇지 않다. 성명과 본을 정확하게 알고 있던 제1세는 거의 남지 않았고 70세 안팎의 제2세마저도 성과 본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제3세, 제4세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가지 기특한 사실은 여기 구소련에서도 아직은 어느 집에서 초상이 나면 반드시 한문으로 쓴 명정과 함께 장례를 지내는 전통이 보존되어 있다. 그런데 자신들은 명정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한문으로 쓸 줄 아는 사람을 찾아가 써온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러시아식 표기의 성밖엔 모르고 본을 알고 있는 사람도 비례수로 따지면 10%정도이다.